11월에는 보졸레 누보 출시 외에도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이 관심을 가지는 발표가 있다. 바로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의 'Top 100 와인' 결과다. 한 해 동안 <와인 스펙테이터>가 리뷰한 수많은 와인 중 가장 흥미로운 와인을 선정해 공개하는 이 리스트에 매년 와인 애호가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누군가는 자신이 소장한 와인이 포함되길 기대하고, 또 누군가는 가격이 오를까 봐 걱정돼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이 제외되길 바라기도 한다.
<와인 스펙테이터>의 에디터들은 약 10,500개의 와인을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평가하고, 여기서 90점 이상을 받은 와인들을 기준으로 품질, 가성비, 와인에 담긴 에너지와 스토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상위 100개 와인을 선정한다. 그들은 이 리스트가 단순한 쇼핑 리스트가 아니라, 앞으로 주목해야 할 와이너리를 소개하는 가이드라고 설명한다. 소비자는 선정된 100대 와인을 통해 와인시장의 새로운 트렌드와 떠오르는 와이너리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품질 향상을 이뤄낸 기존 와이너리들의 동향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올해의 100대 와인을 살펴보면 캘리포니아 카베르네 소비뇽과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뛰어난 2021년 빈티지가 빛을 발했음을 알 수 있다. 캘리포니아가 리스트의 4분의 1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와인은 전체 리스트의 20%를 차지했다. 반면, 2021년은 프랑스가 어려운 빈티지였고, 그로 인해 프랑스 와인의 존재감이 다소 줄어들었다. 국가별 기준으로 살펴보면 미국이 36%, 이탈리아 20%, 프랑스 16%, 스페인 6%, 뉴질랜드, 포르투갈과 칠레가 각각 4%, 아르헨티나 3%, 호주가 2%,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스라엘이 각각 1%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올해 칠레 와인이 역사상 두번째로 1위를 차지하며, 칠레에서 세계적인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준 것이다. 처음으로 100대 와인에 이름을 올린 와인은 35개다. 전체 와인의 평균 가격은 68달러이며, 100달러 이상의 고가 와인이 약 20%를 차지하는 반면, 25달러 이하의 와인도 23%에 달해 가성비 좋은 선택지도 많다.
2024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와인 스펙테이터>의 100대 와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10대 와인부터 살펴보자.
[2024 와인 스펙테이터 'Top 10' 와인 중, 1-5위 와인 (출처: 와인 스펙테이터)]
1. 비냐 돈 멜초, 카베르네 소비뇽 2021 (Vina Don Melchor, Puente Alto, Cabernet Sauvignon, WS96)
1987년 첫 빈티지를 시작으로 칠레에서 세계적 수준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노력해온 비냐 돈 멜초가 올해 <와인 스펙테이터> 'Top100 와인'의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얻었다. 서른다섯 번째 빈티지를 맞이한 비냐 돈멜초는 2014년 <와인 스펙테이터> 100대 와인 중 9위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으며, 오늘날 칠레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비냐 돈 멜초는 칠레에서 가장 유명한 마이포(Maipo) 계곡의 하위 지역인 푸엔테 알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포도밭은 카베르네 소비뇽이 주를 이루고 카베르네 프랑, 메를로, 쁘띠 베르도가 소량 재배된다. 와인은 복합적이면서 미네랄이 풍부하고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주며 섬세함을 선사한다. 평균보다 낮은 여름 기온과 큰 폭염이 없었던 온화한 2021년의 날씨가 이런 뛰어난 와인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2. 보리우 빈야드, 죠르쥬 드 라뚜르 프라이빗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 2021 (Beaulieu Vineyard Georges de Latour Private Reserve Cabernet Sauvignon Napa Valley, WS95)
보리우 빈야드는 2016년 트레저리 와인 에스테이트에 인수된 후 르네상스를 누리고 있다. 조르주 드 라투르는 1936년이 첫 빈티지로 오랜 역사가 있다. 야생 세이지, 블랙 커런트, 블랙 베리, 장미 꽃잎, 삼나무, 민트, 자갈, 다크 초콜릿, 흙내음과 함께 풍성함을 느낄 수 있는 와인이다. 프렌치 오크배럴 숙성에서 오는 은은한 베이킹 스파이스 노트를 선사하며 부드럽고 세련된 타닌, 긴 피니시를 보여준다. 상당한 깊이와 집중력이 있어 향후 수십 년 동안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숙성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3. 안티노리 티냐넬로 2021 (Antinori Toscana Tignanello, WS97)
이탈리아 와인시장의 판도를 바꾼 가장 영향력 있는 와인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 티냐넬로는 2016년 <와인 스펙테이터> 100대 와인 중 8위에 오른 적이 있다. 산지오베제,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 품종으로 생산하며, 2021 빈티지 티냐넬로는 슈퍼 투스칸의 50주년을 기념하는 와인이다. 안티노리의 CEO이자 수석 와인메이커인 렌조 코타렐라(Renzo Cotarella)가 2021년 빈티지를 자신의 경력에서 최고의 빈티지로 꼽는다. 덥고 건조한 여름, 적당한 강수량, 무더위 없는 시원한 가을을 보내며 훌륭한 포도를 수확한 2021년은 역대 최고의 빈티지 중 하나로 꼽힐 만한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체리, 딸기, 흑연, 토바코 풍미가 가득한 이 와인은 활기찬 산미와 정교한 타닌이 아름답게 뒷받침해 준다. 지금 단계에서 마셔도 좋지만, 병에서 몇 년 숙성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
4. 파우스트,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2021 (Faust, Cabernet Sauvignon Napa Valley, WS94)
퀸테사(Quintessa) 와 플라워스(Flowers)로 유명한 후니우스(Huneeus)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파우스트는 2002년 빈티지로 데뷔했다. 이 와인은 주로 나파 밸리의 남동쪽에 위치한 에스테이트의 쿰스빌(Coombsville) 포도밭에서 생산된다. 2021년 빈티지의 겨울에는 나파밸리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수확량이 적었으며, 다소 작은 크기의 농축된 열매가 맺혔다. 또한 평균보다 낮은 기온으로 인해 숙성 기간이 길어져 이상적인 산도와 풍미, 잘 익은 타닌, 신선함 사이에서 균형이 잘 잡힌 와인을 생산할 수 있었다. 블랙 커런트, 블랙베리, 다크 체리의 짙은 과실 향으로 시작해 흑연, 토바코 등의 노트를 겹겹이 드러내며 우아한 밸런스를 보여준다. 단독으로 마셔도 매력적이지만, 충분한 산도를 지니고 있어 다양한 음식과도 좋은 페어링을 이룬다.
5. 침니 락, 스택스 립 카베르네 소비뇽 2021 (Chimney Rock, Stags Leap District Cabernet Sauvignon, WS94)
나파 밸리의 실버라도(Silverado) 트레일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스택스 립에 있는 침니 락 와이너리를 만날 수 있다. 테를라토(Terlato) 패밀리가 2004년 이 와이너리를 인수하고, 2005년 엘리자베스 비아나(Elizabeth Vianna)를 수석 와인메이커로 임명했다. 비아나는 포도밭에서 제초제 사용을 중단하는 등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나파 와인메이커의 선구자 중 한 명이다. 이 와인은 풍성한 검붉은 과일과 바이올렛, 아이리스, 감초의 매력적인 노트를 보여주며 부드러운 텍스처로 우아함을 표현한다. 10년 이상의 병 숙성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2024 와인 스펙테이터 'Top 10' 와인 중, 6-10위 와인 (출처: 와인 스펙테이터)]
6. 드루앵 ,오리건 로즈락 에올라 힐즈 피노누아 2022 (Drouhin, Oregon Roserock Eola-Amity Hills, Pinot Noir, WS94)
도멘 드루앵은 부르고뉴의 메종 조셉 드루앵이 미국 오리건에 설립한 와이너리이다. 대부분의 포도밭이 던디 힐즈에 있지만, 드루앵 부부가 2013년 에올라 아미티 힐즈의 로즈락 포도밭을 매입하면서 로즈락 와인은 와이너리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에올라 아미티 피노누아는 탄탄한 구조감으로 유명하지만 도멘 드루앵은 우아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와인은 따스함과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크랜베리, 라즈베리, 붉은 체리, 장미 꽃잎 노트를 가지며 베이킹 스파이스, 흙 내음 등을 겹겹이 느낄 수 있고 섬세하고 부드러운 타닌을 보여준다.
7. 도멘 뒤 비유 텔레그라프, 샤또네프 뒤 파프 '라 크로우' 2020 (Domaine du Vieux Télégraphe, Châteauneuf-du-Pape 'La Crau', WS94)
18세기에 전신 메시지를 전송하는 데 사용되었던 신호탑의 이름을 딴 비유 텔레그라프는 브루니에 가문이 6대에 걸쳐 운영해 왔다. 일반적으로 샤또네프 뒤 파프는 알코올이 강하고 파워풀하지만, 브루니에 스타일은 우아하고 풍미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균 수령이 70년 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2020년 빈티지는 신선한 체리, 레드 커런트, 흙내음 등의 매력적인 향을 선사하고 견고한 구조감을 보여준다.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는 시간이 조금 필요한 와인이다. 샤또네프 뒤 파프의 대표 품종인 그르나슈(Grenache), 무르베드르(Mourvedre), 시라(Syrah) 및 쌩소(Cinsault) 등을 블렌딩했다.
8. 윌리엄 셀럼, 러시안 리버밸리 '이스트사이드 로드 네이버스' 피노누아 2022 (Williams Selyem, Russian River Valley 'Eastside Road Neighbors' Pinot Noir, WS95)
1979년 친구인 버트 윌리엄스와 에드 셀럼이 설립한 이 와이너리는 1998년 뉴욕 밀브룩 와이너리의 존 다이슨에게 와이너리를 매각했고, 다이슨은 최근 부르고뉴의 유명한 생산자 도멘 페블레(Domaine Faiveley)에 과반의 지분을 매각하며 소유권을 이전했다. 2022년 빈티지는 초반에 가장 건조한 해 중 하나로 기록될 만큼 극심한 가뭄 상황을 겪었고 5월 초까지 불안정한 날씨가 이어져 쉽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수확 전후의 온화한 날씨와 생산자들의 노력으로 와인은 훌륭한 퍼포먼스 보여준다. 이스트사이드 로드 네이버스는 다채로우면서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와인을 생산한다. 붉은 베리의 노트가 주 아로마를 이루고, 삼나무와 흙내음이 복합미를 더한다.
9. 지디 바이라, 바롤로 알베 2020 (GD Vajra, Barolo Albe, WS94)
알도 바이라(Aldo Vajra)는 1971년 피에몬테 지역에 가장 먼저 유기농법을 도입한 생산자 중 하나로, 지디 바이라는 현재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와이너리 중 하나다. 바롤로 알베는 해발고도 380-480미터에서 생산한 와인의 우아한 모습을 잘 표현한다. 체리, 라즈베리 등의 붉은 과일, 장미꽃 노트, 생동감 있는 산미, 긴 피니시가 특징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일관된 품질을 유지해 많은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0. 라미, 러시안 리버 밸리 샤르도네 2022 (Ramey, Russian River Valley Chardonnay, WS94)
캘리포니아 샤르도네의 전설적 생산자인 데이비드 라미의 자녀인 앨런과 클레어가 현재 이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와인은 라프란치(Lafranchi), 마르티넬리 라플린 로드(Martinelli Laughlin Road), 킬컬렌(Kilcullen), 더튼 세바스토폴(Dutton Sebastopol), 웨스트사이드 팜스(Westside Farms) 5개 포도밭을 블렌딩해 완성했다. 잘 익은 복숭아, 망고 노트에 허브, 귤, 바다내음이 어우러져 복합미를 느낄 수 있으며 앞으로 10년 이상 숙성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올해의 'Top 100 와인' 리스트를 첨부한다. 올해 와인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고, 앞으로 주목할 만한 와인들을 눈여겨보자.
[출처: 와인 스펙테이터]
기사 원문 : https://www.wine21.com/11_news/news_view.html?Idx=20169
11월에는 보졸레 누보 출시 외에도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이 관심을 가지는 발표가 있다. 바로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의 'Top 100 와인' 결과다. 한 해 동안 <와인 스펙테이터>가 리뷰한 수많은 와인 중 가장 흥미로운 와인을 선정해 공개하는 이 리스트에 매년 와인 애호가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누군가는 자신이 소장한 와인이 포함되길 기대하고, 또 누군가는 가격이 오를까 봐 걱정돼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이 제외되길 바라기도 한다.
<와인 스펙테이터>의 에디터들은 약 10,500개의 와인을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평가하고, 여기서 90점 이상을 받은 와인들을 기준으로 품질, 가성비, 와인에 담긴 에너지와 스토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상위 100개 와인을 선정한다. 그들은 이 리스트가 단순한 쇼핑 리스트가 아니라, 앞으로 주목해야 할 와이너리를 소개하는 가이드라고 설명한다. 소비자는 선정된 100대 와인을 통해 와인시장의 새로운 트렌드와 떠오르는 와이너리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품질 향상을 이뤄낸 기존 와이너리들의 동향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올해의 100대 와인을 살펴보면 캘리포니아 카베르네 소비뇽과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뛰어난 2021년 빈티지가 빛을 발했음을 알 수 있다. 캘리포니아가 리스트의 4분의 1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와인은 전체 리스트의 20%를 차지했다. 반면, 2021년은 프랑스가 어려운 빈티지였고, 그로 인해 프랑스 와인의 존재감이 다소 줄어들었다. 국가별 기준으로 살펴보면 미국이 36%, 이탈리아 20%, 프랑스 16%, 스페인 6%, 뉴질랜드, 포르투갈과 칠레가 각각 4%, 아르헨티나 3%, 호주가 2%,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스라엘이 각각 1%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올해 칠레 와인이 역사상 두번째로 1위를 차지하며, 칠레에서 세계적인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준 것이다. 처음으로 100대 와인에 이름을 올린 와인은 35개다. 전체 와인의 평균 가격은 68달러이며, 100달러 이상의 고가 와인이 약 20%를 차지하는 반면, 25달러 이하의 와인도 23%에 달해 가성비 좋은 선택지도 많다.
2024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와인 스펙테이터>의 100대 와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10대 와인부터 살펴보자.
[2024 와인 스펙테이터 'Top 10' 와인 중, 1-5위 와인 (출처: 와인 스펙테이터)]
1. 비냐 돈 멜초, 카베르네 소비뇽 2021 (Vina Don Melchor, Puente Alto, Cabernet Sauvignon, WS96)
1987년 첫 빈티지를 시작으로 칠레에서 세계적 수준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노력해온 비냐 돈 멜초가 올해 <와인 스펙테이터> 'Top100 와인'의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얻었다. 서른다섯 번째 빈티지를 맞이한 비냐 돈멜초는 2014년 <와인 스펙테이터> 100대 와인 중 9위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으며, 오늘날 칠레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비냐 돈 멜초는 칠레에서 가장 유명한 마이포(Maipo) 계곡의 하위 지역인 푸엔테 알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포도밭은 카베르네 소비뇽이 주를 이루고 카베르네 프랑, 메를로, 쁘띠 베르도가 소량 재배된다. 와인은 복합적이면서 미네랄이 풍부하고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주며 섬세함을 선사한다. 평균보다 낮은 여름 기온과 큰 폭염이 없었던 온화한 2021년의 날씨가 이런 뛰어난 와인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2. 보리우 빈야드, 죠르쥬 드 라뚜르 프라이빗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 2021 (Beaulieu Vineyard Georges de Latour Private Reserve Cabernet Sauvignon Napa Valley, WS95)
보리우 빈야드는 2016년 트레저리 와인 에스테이트에 인수된 후 르네상스를 누리고 있다. 조르주 드 라투르는 1936년이 첫 빈티지로 오랜 역사가 있다. 야생 세이지, 블랙 커런트, 블랙 베리, 장미 꽃잎, 삼나무, 민트, 자갈, 다크 초콜릿, 흙내음과 함께 풍성함을 느낄 수 있는 와인이다. 프렌치 오크배럴 숙성에서 오는 은은한 베이킹 스파이스 노트를 선사하며 부드럽고 세련된 타닌, 긴 피니시를 보여준다. 상당한 깊이와 집중력이 있어 향후 수십 년 동안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숙성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3. 안티노리 티냐넬로 2021 (Antinori Toscana Tignanello, WS97)
이탈리아 와인시장의 판도를 바꾼 가장 영향력 있는 와인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 티냐넬로는 2016년 <와인 스펙테이터> 100대 와인 중 8위에 오른 적이 있다. 산지오베제,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 품종으로 생산하며, 2021 빈티지 티냐넬로는 슈퍼 투스칸의 50주년을 기념하는 와인이다. 안티노리의 CEO이자 수석 와인메이커인 렌조 코타렐라(Renzo Cotarella)가 2021년 빈티지를 자신의 경력에서 최고의 빈티지로 꼽는다. 덥고 건조한 여름, 적당한 강수량, 무더위 없는 시원한 가을을 보내며 훌륭한 포도를 수확한 2021년은 역대 최고의 빈티지 중 하나로 꼽힐 만한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체리, 딸기, 흑연, 토바코 풍미가 가득한 이 와인은 활기찬 산미와 정교한 타닌이 아름답게 뒷받침해 준다. 지금 단계에서 마셔도 좋지만, 병에서 몇 년 숙성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
4. 파우스트,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2021 (Faust, Cabernet Sauvignon Napa Valley, WS94)
퀸테사(Quintessa) 와 플라워스(Flowers)로 유명한 후니우스(Huneeus)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파우스트는 2002년 빈티지로 데뷔했다. 이 와인은 주로 나파 밸리의 남동쪽에 위치한 에스테이트의 쿰스빌(Coombsville) 포도밭에서 생산된다. 2021년 빈티지의 겨울에는 나파밸리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수확량이 적었으며, 다소 작은 크기의 농축된 열매가 맺혔다. 또한 평균보다 낮은 기온으로 인해 숙성 기간이 길어져 이상적인 산도와 풍미, 잘 익은 타닌, 신선함 사이에서 균형이 잘 잡힌 와인을 생산할 수 있었다. 블랙 커런트, 블랙베리, 다크 체리의 짙은 과실 향으로 시작해 흑연, 토바코 등의 노트를 겹겹이 드러내며 우아한 밸런스를 보여준다. 단독으로 마셔도 매력적이지만, 충분한 산도를 지니고 있어 다양한 음식과도 좋은 페어링을 이룬다.
5. 침니 락, 스택스 립 카베르네 소비뇽 2021 (Chimney Rock, Stags Leap District Cabernet Sauvignon, WS94)
나파 밸리의 실버라도(Silverado) 트레일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스택스 립에 있는 침니 락 와이너리를 만날 수 있다. 테를라토(Terlato) 패밀리가 2004년 이 와이너리를 인수하고, 2005년 엘리자베스 비아나(Elizabeth Vianna)를 수석 와인메이커로 임명했다. 비아나는 포도밭에서 제초제 사용을 중단하는 등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나파 와인메이커의 선구자 중 한 명이다. 이 와인은 풍성한 검붉은 과일과 바이올렛, 아이리스, 감초의 매력적인 노트를 보여주며 부드러운 텍스처로 우아함을 표현한다. 10년 이상의 병 숙성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2024 와인 스펙테이터 'Top 10' 와인 중, 6-10위 와인 (출처: 와인 스펙테이터)]
6. 드루앵 ,오리건 로즈락 에올라 힐즈 피노누아 2022 (Drouhin, Oregon Roserock Eola-Amity Hills, Pinot Noir, WS94)
도멘 드루앵은 부르고뉴의 메종 조셉 드루앵이 미국 오리건에 설립한 와이너리이다. 대부분의 포도밭이 던디 힐즈에 있지만, 드루앵 부부가 2013년 에올라 아미티 힐즈의 로즈락 포도밭을 매입하면서 로즈락 와인은 와이너리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에올라 아미티 피노누아는 탄탄한 구조감으로 유명하지만 도멘 드루앵은 우아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와인은 따스함과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크랜베리, 라즈베리, 붉은 체리, 장미 꽃잎 노트를 가지며 베이킹 스파이스, 흙 내음 등을 겹겹이 느낄 수 있고 섬세하고 부드러운 타닌을 보여준다.
7. 도멘 뒤 비유 텔레그라프, 샤또네프 뒤 파프 '라 크로우' 2020 (Domaine du Vieux Télégraphe, Châteauneuf-du-Pape 'La Crau', WS94)
18세기에 전신 메시지를 전송하는 데 사용되었던 신호탑의 이름을 딴 비유 텔레그라프는 브루니에 가문이 6대에 걸쳐 운영해 왔다. 일반적으로 샤또네프 뒤 파프는 알코올이 강하고 파워풀하지만, 브루니에 스타일은 우아하고 풍미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균 수령이 70년 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2020년 빈티지는 신선한 체리, 레드 커런트, 흙내음 등의 매력적인 향을 선사하고 견고한 구조감을 보여준다.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는 시간이 조금 필요한 와인이다. 샤또네프 뒤 파프의 대표 품종인 그르나슈(Grenache), 무르베드르(Mourvedre), 시라(Syrah) 및 쌩소(Cinsault) 등을 블렌딩했다.
8. 윌리엄 셀럼, 러시안 리버밸리 '이스트사이드 로드 네이버스' 피노누아 2022 (Williams Selyem, Russian River Valley 'Eastside Road Neighbors' Pinot Noir, WS95)
1979년 친구인 버트 윌리엄스와 에드 셀럼이 설립한 이 와이너리는 1998년 뉴욕 밀브룩 와이너리의 존 다이슨에게 와이너리를 매각했고, 다이슨은 최근 부르고뉴의 유명한 생산자 도멘 페블레(Domaine Faiveley)에 과반의 지분을 매각하며 소유권을 이전했다. 2022년 빈티지는 초반에 가장 건조한 해 중 하나로 기록될 만큼 극심한 가뭄 상황을 겪었고 5월 초까지 불안정한 날씨가 이어져 쉽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수확 전후의 온화한 날씨와 생산자들의 노력으로 와인은 훌륭한 퍼포먼스 보여준다. 이스트사이드 로드 네이버스는 다채로우면서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와인을 생산한다. 붉은 베리의 노트가 주 아로마를 이루고, 삼나무와 흙내음이 복합미를 더한다.
9. 지디 바이라, 바롤로 알베 2020 (GD Vajra, Barolo Albe, WS94)
알도 바이라(Aldo Vajra)는 1971년 피에몬테 지역에 가장 먼저 유기농법을 도입한 생산자 중 하나로, 지디 바이라는 현재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와이너리 중 하나다. 바롤로 알베는 해발고도 380-480미터에서 생산한 와인의 우아한 모습을 잘 표현한다. 체리, 라즈베리 등의 붉은 과일, 장미꽃 노트, 생동감 있는 산미, 긴 피니시가 특징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일관된 품질을 유지해 많은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0. 라미, 러시안 리버 밸리 샤르도네 2022 (Ramey, Russian River Valley Chardonnay, WS94)
캘리포니아 샤르도네의 전설적 생산자인 데이비드 라미의 자녀인 앨런과 클레어가 현재 이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와인은 라프란치(Lafranchi), 마르티넬리 라플린 로드(Martinelli Laughlin Road), 킬컬렌(Kilcullen), 더튼 세바스토폴(Dutton Sebastopol), 웨스트사이드 팜스(Westside Farms) 5개 포도밭을 블렌딩해 완성했다. 잘 익은 복숭아, 망고 노트에 허브, 귤, 바다내음이 어우러져 복합미를 느낄 수 있으며 앞으로 10년 이상 숙성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올해의 'Top 100 와인' 리스트를 첨부한다. 올해 와인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고, 앞으로 주목할 만한 와인들을 눈여겨보자.
[출처: 와인 스펙테이터]
기사 원문 : https://www.wine21.com/11_news/news_view.html?Idx=20169